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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금융보안 칼럼⑧] 글로벌 화폐 전쟁, 디지털 자산으로 대비해야

IPO&ICO 경쟁구도는 상호보완적 미래성장 자양분…한국거래소와 대등한 암호화폐거래소 육성해야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 2018년 02월 0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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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산 매서운 한파에도 지난 1월 국내 증시는 뜨거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천600에 근접하면서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 또한 장중 최고 932를 기록하면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가치 상승과 글로벌 증시 호황 그리고 미국 경제성장률의 긍정적 전망은 당분간 주가상승과 강세장을 이어갈 태세이다. 제비 한두 마리가 봄을 가져오지 않겠지만 빨갛게 물든 시세판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이미 봄날이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재산증식 기회와 기업들에게는 성장자금을 마련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관은 증권거래소다. 우리나라는 한국거래소 한곳이지만 외국은 복수로 운영되고 있다. 중국에는 상하이, 선전, 홍콩 3개 증권거래소가 장을 운영하고 뉴욕에는 NYSE, NASDAQ, AMEX와 같은 Big Board만 3개다. 도쿄, 나고야, 오사카증권거래소는 일본의 대표적인 3대 거래소다.

지금의 한국거래소(KRX)는 2005년 한국증권거래소와 한국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코스닥위원회가 합병되어 설립되었다. 주식, 채권, 선물옵션, 파생상품은 물론 각종 상장지수펀드 거래까지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 유가증권의 거래규모와 시가총액은 세계 10위권이며 선물옵션 거래량도 최상위권이다. 시장운영 외에 장외파생과 청산결제와 같은 상품운영은 물론 신규상장과 시장 감시도 주요 업무이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업이 발행한 주권을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거래소는 공정한 가격을 형성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 보호를 충족해야 한다. 또한 시세조정과 같은 불공정거래 예방과 규제를 위해 자율규제기구인 시장감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매매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감리와 예방조치 요구, 모니터링시스템 설치, 신고센터 운영 등 사회적 감시기능도 부여 받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한국거래소이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이 주주인 특수법인 공적기관이다. 최근 창립한 한국블록체인협회도 내부에 자율규제위원회를 설치하였다. 금융기관도 공공기관도 아닌 사단법인 협회에서 블록체인산업 발전은 물론 시장 자율규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우리는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리스크는 커져가는 법을 지켜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거래소의 거래량은 코스닥을 앞지르고 웬만한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을 상회하였다. 암호화폐거래소 한곳의 하루 거래대금이 7조원에 달해 지난해 코스닥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 3조9천억을 훨씬 뛰어 넘었다.

◇”정부의 미시적 규제, 투기 거품 걷어냈지만 자생적 암호화폐시장 싹도 자른 셈”

위태롭게 운영되는 암호화폐 거래시스템과 무차별적 가입 광고와 과다한 수수료, 거래를 부치기는 상술에는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의 미시적 규제는 투기의 거품을 걷어냈지만 자생적인 암호화폐시장의 싹도 자른 셈이다. 은행을 옥죄며 시행한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는 투자자와 시장의 혼선만 가중시킨다. 불록체인 기반 플랫폼과 비즈니스 발굴에 땀 흘리는 청년들의 자양분인 ICO(Initial Coin Offering)도 법적근거 없이 엄포만 놓는다. 건전한 거래소에 성장성 높은 코인을 상장하여 운영자금 마련과 투자수익의 기대감마저 매장시키고 있다.

우리 젊은 세대들도 암호화폐 튤립향에 매료되어 돈과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는 암호화폐 알고리즘과 그 뿌리인 블록체인의 파생기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에서는 잘 만든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 하나 열 기업 안 부러운 세상이다.

▲ 영화 <작전>의 한 장면.
▲ 영화 <작전>의 한 장면.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이 세상이야” 데이트레이더의 인생영화이자 범죄영화인 ‘작전’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흙수저 인생 한방에 갈아타기 위해 주식에 도전하지만 순식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수년의 독학으로 실력을 갖춘 프로개미가 되어 마침내 작전주를 추격 매수하여 거금을 손에 쥔다. 하지만 또 다른 작전에 합류한 그는 속고 속이는 게임에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다. 주식시장 작전에 가담하는 멤버들은 대주주와 비자금 정치인, 탈세 기업인, 찌라시 기자, 베테랑 증권맨 등 작전계 프로들이다. 검은머리 외국인까지 끌어들이는 블록버스터 작전에 순수한 개미들은 속수무책이다.

증권거래소가 주가감시와 이상매매 적출, 시장감시 기능이 있음에도 작전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사전 심의 없이 사이트를 개설한 암호화폐거래소는 더 많은 리스크와 부정행위에 노출되어 있지만 제대로 갖춰진 컴플라이언스나 내부감사까지 기대하긴 무리다. 무엇보다 내부통제 조직이나 전담인력까지 운영할 제도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여의도 찌라시는 주식시장의 큰손 동향이나 정치인, 재벌2세, 연예인 등이 가쉽거리를 모은 주식정보지이다.

◇한국거래소와 대등한 수준의 암호화폐거래소 운영되어 IPO와 ICO의 차별적 경쟁구도 열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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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암호화폐시장과 인터넷카페나 단톡방에서는 가짜뉴스와 시세조정과 분란을 일으키는 트로이목마가 활약 중이다. 분노표출형 기사 퍼나르기와 언론노출형 교수들의 경쟁적인 대안 없는 비판도 시장혼선에 한몫하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의 통합 검토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거래소별 매매시간 제한으로 거래장부 기록 확인과 자금 흐름 분석 그리고 내부감사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는 주식시장과 동일한 패턴을 보이진 않겠지만 급등락과 조정을 거치고 각종 악재와 호재로 옥석이 가려질 것이다. 자율규제라는 자생력을 쌓아가면서 적정한 거래량과 납득할만한 가격을 유지하여야 한다. 거래소 폐쇄 검토라는 살기등등한 규제는 거스를 수 없는 디지털금융 트렌드와 암호화폐의 미래가치를 잠시 가둘 뿐이다. 국내 유일한 한국거래소와 대등한 수준의 암호화폐거래소가 운영되어 IPO와 ICO의 차별적 경쟁구도를 열어줘야 한다.

지금의 한국거래소 뿌리인 대한증권거래소는 금융기관이 공동출자한 영단제 조직으로 1956년 3월에 설립되어 증권시장의 문을 열었다. 초기 자본시장은 이보다 앞선 일제 강점기 때 한성은행과 천일은행이 주식회사로 설립되면서 처음으로 주식거래 길이 열렸다. 당시 주식은 수요자 없이 발행인 인수로 그치고 국채는 사실상 중앙은행인 제일은행이 인수하여 일반인에 대한 유가증권 매매는 일어나지 않았다.

대한증권거래소 개소 당시 상장회사 수는 12개였지만 국공채 위주 시장으로 채권거래가 70%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1962년 경제개발 붐으로 증권거래법 제정과 대한증권거래소의 주식회사 전환을 계기로 주식거래 비중이 90%를 넘게 된다. 이후 증권거래소 주식 자체가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여 과다 매수와 매도 불능이라는 파국적인 사태를 초래한다. 이러한 ‘5월 증권파동’은 시장에 끝 모를 충격을 안겨주어 증권시장 불신의 근본 요인이 되었다. 이에 투자자 보호와 공정관리를 위해 공영제의 한국증권거래소로 개편하지만 증권거래 유통은 살아나지 않고 신규상장이나 주식공모도 전무한데다 인수, 증자, 발행도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증권거래소는 빚더미에 빠지고 장기휴장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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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정치변동과 긴축정책으로 마비된 증권시장이 경제개발계획 실시와 함께 자금수요가 급증하고 정부소유 주식 공개로 활기를 띠면서 6개월 만에 주가가 5배 이상 폭등한다. 하지만 청산거래와 수도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주가가 폭락한다. 군사정권의 무모한 주식매집과 주가조작을 이용한 투기과열이었다. 막후 권력기관인 중앙정보부가 증권회사 3개를 설립하여 작전에 돌입해 주가를 폭등시키고 결제자금마저 고갈시켰다. 당시 1환이었던 거래소 주가는 37환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군사정권은 미결제대금 마련을 위해 돈을 찍어대지만 개미투자자 모두 큰 피해를 보았다. 증권파동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를 안겨주었다. 경제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 정권은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정치자금을 채굴해 내갔지만 국민들의 삶에는 폐광같은 어둔 상처만 남겼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현대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은 1972년 이후다. ‘8.3긴급조치’로 사채동결과 금리인하와 기업공개촉진법을 제정하였다. 당시 반봉건적이고 폐쇄적인 가족경영 집단은 기업공개와 주식분산을 회피하고 전문경영 보다는 탐욕적 고리대금과 상업적 확장에 치중하였다. 긴급조치와 유가증권 신고의무, 기업공시제도 등 다방면에 걸친 종합대책과 재무부의 자진공개기업 선정으로 번창하던 사채시장과 부동산 자금은 증권시장에 급속히 유입하게 된다. 1970년 상장주식 시가총액이 429억원에서 1978년에는 1조 7415억원으로 40배 규모로 성장하고 80년대에는 3저 호황으로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1000을 돌파한다. 투자자들은 활황장세에 편승해 차익을 얻으려는 뇌동매매로 이어져 매물부족에 따른 가수요 투기성 장세가 지속되기도 하였다.

1987년 또 나타난 군사정권의 장충체육관 선거 추진에 대한 전국적인 시민항쟁에도 불구하고 1990년 3당통합 여당이 출현한다. 비대해진 정권은 날치기통과와 계파싸움으로 증시는 곤두박질친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물가도 최고수준으로 올라 거품경제로 전락한다. 연이은 주가폭락과 깡통계좌가 쏟아져 투자자들의 거친 시위와 자살로 이어진다. 경제민주화와 개혁의지가 후퇴하면서 정치적 논리에 의해 통화 공급 확대와 팽창예산이 조장되었다. 또한 과소비에 올라탄 서비스산업의 급성장은 극심한 인력난과 제조업 불황을 야기한다. 계층간 갈등과 마찰을 해결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정권은 권력다툼으로 국민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갔다. 급기야 전국을 휩쓸던 부동산투기 광풍은 아파트 값과 전세금 폭등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안타까운 희생들이 잇따랐다.

문어발식 재벌 경영과 모럴해저드 늪에 빠진 경영진 그리고 금융회사의 방만한 대출은 한국경제의 최대 위기인 IMF 구제금융 사태를 맞이한다. 코스피 종합지수는 280포인트로 추락한다. 겉으로는 외환보유액 부족이지만 과소비와 수출감소 그리고 기술개발 소홀도 한 몫 했다. 홀대 받은 첨단기술 육성은 결국 국제경쟁력 약화와 치유하기 힘든 경제파탄으로 이어졌다. 정부관료의 현실인식 부족과 미시적 긴급처방, 미래 성장동력 외면은 데자뷰가 아니길 바란다.

외환위기 극복 이후 1999년 증시 상승과 수십조원의 투자대금은 주가 폭등의 기폭제가 되었다. 외국인도 순매수에 가세하여 상승장세에 편승하고 개인들은 보유주식을 순매도해 이익실현에 치중하였다. 월스트리트는 이미 1999년 첫 주부터 인터넷 관련 주식들이 폭등하면서 열기가 뜨거웠다. 야후와 아마존 등 인터넷업체들은 하루에 50%까지 상승하였다. 아메리카온라인의 주식거래대금은 제너럴모터스를 능가하였다. 모뎀과 영상제조사인 브로드캐스트컴은 나스닥에 공개 상장한 이후 급등락을 반복한다. 미국 증시 과열이 커져가고 사이비집단의 맹신 같은 묻지마 투자열풍이 휩쓸었다. 쉽게 돈을 벌려는 불건전한 욕구가 미국 사회의 만연했다. 광범위해진 중산층과 박탈감과 증오에 불타는 블루칼라가 주식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주식 가격에 현혹된 이들의 최면상태는 닷컴버블이 붕괴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탈선은 눈물로 마감한다”고 역사는 가르쳐 주고 있었다.

2007년 3월 모건스탠리는 뉴센추리파이낸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24억8천말달러를 경매에 붙였다. 이후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 업체들이 줄지어 연쇄 파산한다. HSBC, AIG, BNP파리바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손실과 미회수 피해금액은 천문학적이다. 결국 2008년 150년 역사와 명성을 자랑한던 리먼브러더스 몰락과 베어스턴스 붕괴는 전세계 금융시스템을 셧다운 시켰다. 또 한번의 세계공황은 금융종사자들의 오만과 탐욕의 대가이다. 금융당국의 불법행위 예방과 시장감시 역할에 대한 직무유기는 지구촌 재앙을 자초했다.

빈부격차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에서 부자들의 자산가치 하락 충격보다 직장인들의 지갑사정은 더 감내하기 어려웠다.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암호화폐는 금융카트텔에 대한 불신과 금융시스템의 탈중앙화를 겨냥하고 있다. 금융정보를 독점해 막대한 이익을 내고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유출하면서도 과대한 보안을 요구하는 골리앗금융에 대한 비폭력 디지털 커런시워(Currency War)이다.

◇신뢰할 수 있는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적법한 ICO 발행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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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한 투자은행과 보험사들은 정부가 막대한 구제금융을 지원한다. 그럼에도 돈잔치를 벌인 금융기관에 국민의 혈세를 부어 회생하는건 타당하지 않았다. 이후에 국제금융규제는 강화되었지만 금융위기가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도 증권파동, 증시휴장, 외환위기,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되풀이 돼서는 안되지만 방치해서도 안된다. 증권, 채권, 펀드, 외환과 같은 금융자산이 무너질 경우 금과 암호화폐는 버팀목이 될지 모니터 휴지통 파일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특수목적 법인과 같은 거래소는 아니지만 신뢰할수 있는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적법한 ICO 발행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코인 발행과 블록체인 플랫폼 발전에도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안전자산이 되도록 제도권에서 중장기적 로드맵을 완성하여야 한다.

2016년 아카데미 각색상 영화 ‘The Big Short'는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정확한 신용평가 맹신이 시발점이라고 파헤친다. 연쇄도산에도 막대한 보험금을 챙기는 트레이더가 있는가 하면 피해를 입은 쪽은 정부의 말만 믿었던 대다수 저소득층이었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라는 대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잠재적 글로벌 금융위기와 글로벌 화폐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김정혁 금융전문 객원기자.
▲ 김정혁 금융전문 객원기자.



※필자. 김정혁 데일리시큐 금융전문 객원기자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진앤현시큐리티 부사장 △한패스 감사 △아네스트코리아 고문 등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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