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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소만사 대표 특별기고] '52시간 근무제' 시대의 업무몰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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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소만사 대표 특별기고] '52시간 근무제' 시대의 업무몰입도
  • 길민권 기자
  • 승인 2018.07.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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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몰입도를 위한 비업무사이트 차단...52시간 근무제 시대의 기본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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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의 기사를 보았다.

1.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근무시간이 주당 최대 52시간으로 단축된다. 법정시간 외 연장근무는 불가능하며 어길시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2.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 진입했다. 한국어로 노래하는 동양인 남자그룹이 세계의 우상이 되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것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못한 혁신이 일어났다.

3. <테슬라>가 주간 5천대의 전기차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테슬라 공장직원은 “미친 듯이 바빴고 모두가 공장라인에 머물렀다”라고 밝혔다. CEO 일론머스크는 “직원들이 자랑스럽다. 직원의 헌신과 창의성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다”라고 밝혔다.

사람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과거 전태일 열사는 이렇게 부르짖으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몸을 불살랐다. 압축성장의 시대는 가혹했고, 열악했다. 시간당 생산성이 낮았기에 노동시간을 늘렸던 시대의 성장스토리는 산업구조가 바뀐 지금도 습관적 야근으로 변질되어 남아있다.

지식기반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였다

노동자의 희생과 저렴한 인건비로 유지되던 산업은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했다. 이제 소프트웨어, 생명공학, 컨텐츠 등 지식기반 산업에서 삼성전자 수준의 기업이 탄생해야만 한다. 지식기반 산업에서는 회사에 머무는 시간과 생산성이 비례하지 않는다. 공부로 비유하자면 책상에 오래 앉아있다고 꼭 성적이 좋은 것이 아닌 것이다.

사람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호기심도 많고 엉뚱하고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존재다.

극단적인 예를 소개하겠다. 9시부터 증권거래프로그램 로그인을 차단하는 회사가 있다. 기술적 한계로 로그인 시에만 차단할 수 있다. 이를 알고 있는 직원A씨는 매일 일찍 출근해 증권거래프로그램을 9시 전에 로그인한 후 하루종일 사용했다. 대기업이라 다행이다. 중소기업은 직원이 이러면 회사가 휘청하기 때문이다. 그 직원은 주식폐장부터 일을 시작해서 매일 야근했다. 급여받고 야근수당 받고 야근식대로 밥 먹고 야근택시비 챙겼다. 그 직원은 <52시간근무제>를 좋아할 것인지 궁금하다. 회사 체류시간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 하에서 그는 저성과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한 명의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만드는 것처럼 같이 일하는 부서의 업무분위기는 엉망이 되었다.

회사의 성장과 직원의 성장은 같이 가야 한다. Value Innovation

'성장', 기업가에게도 직장인에게도 이것만큼 두렵고도 절실한 말이 있을까? 성장한다는 것은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내가 방탄소년단이라면, 내가 테슬라 직원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방탄처럼 직업수명이 짧은 아이돌에게 지금은 일이 곧 삶 전체일 것이다. 내가 테슬라 직원이라면, 전기차 산업의 명운을 가르는 골든타임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무조건 몸바치라는 꼰대스타일의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 번 잘해 놓으면 10년 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식별해 그 일을 할 때는 집중도를 최대한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워라밸, 워라밸~ 그러나 'Work'는 삶의 핵심이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은 일과 삶 사이의 밸런스다. 그러나 일과 삶은 반대말이 아니다. 많은 경우 워크(Work)는 삶의 핵심이다. 일에 몰입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을 때 나는 진정한 삶을 느낀다. 워라밸은 일할 때 제대로 일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문화, 즉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고 충실할 때만이 이뤄질 수 있다. 제도로 업무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근무시간 중 일에 몰입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선진국 수준의 비즈니스 윤리와 생산성을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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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수준으로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2017년 한국생산성본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은 OECD 35개국 중 28위로 노르웨이, 덴마크, 미국, 네덜란드의 절반 수준이며 고령인구가 많은 일본의 77%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29.7%로 OECD 최하위권이다. 우리 나라의 교육수준과 인적자본은 세계 최상급인데 왜 시간당 창출하는 가치는 이렇게 낮은 것일까?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급여를 받는 근무시간에 몰입, 집중하는 것은 윤리이자 책임이다

<52시간 근무제>를 지키는 것이 권리라면, 급여를 받는 근무시간에 몰입, 집중하는 것은 비즈니스 윤리이자 책임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겉치레, 의전, 비합리적 인사평가, 공사 구분 없는 문화 등 만연한 비효율을 걷어내고 직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직원 입장에서는 무엇이 있을까? 직원입장에서는 앞서 A씨 사례처럼 근무시간 중 주식투자로 대변되는 업무상 태만과 비윤리를 걷어내야 한다. 급여는 눈먼 돈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계이자 자존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급여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이며 생계의 핵심, 사회적 가치의 척도, 나를 나타내는 자존심이다. 이 급여는 개인의 생산성과 직결된다.

모든 직원이 하루 10분씩만 더 업무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면?

B사는 직원 1,000명, 평균 월급여 450만원, 하루 8시간 근무, 월 근무일 20일인 기업이다. B사가 직원 1명당 10분씩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린다면 연 인건비 11억 2천 8백만원이 절감된다. 이를 직원들이 창출해야 하는 가치로 환산하면 훨씬 더 큰 금액이 된다. 회사는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업무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인터넷 비업무사이트 차단이다.

선진국 직원들은 근무시간에 계좌이체를 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에 사적인 인터넷뱅킹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옳고 그름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수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생산성이 높은 OECD선진국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근무시간에 인터넷뱅킹을 하지 않는다. 급여를 받는 시간에는 회사일만, 사생활은 퇴근 후에라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공사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우리는 근무시간에 자연스럽게 매신저 채팅, 가상화폐 거래, 주식투자, 쇼핑, 온라인뱅킹을 한다. 자체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 80%가 하루 30분 이상, 10%는 하루 2시간 이상 업무와 무관한 비업무사이트 서핑을 한다.

비업무사이트 접속으로 악성코드 감염시 회사 전체의 생산성이 급격히 저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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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이 강하고 사이트 제공자가 불분명한 사이트가 있다. 갑자기 생겨났다 사라지는 만화, 도박, 게임, 가상화폐 투자, P2P/웹하드 등이 그 예이다. 이런 사이트 접속은 직원 1명의 생산성 저하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악성코드의 링크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150여 개국의 업무를 마비시킨 악성코드 '워너크라이(WannaCry)'는 감염된 직원 PC 1대가 사내 네트워크의 모든 PC와 서버들을 일제히 감염시켰다. 중요 데이터가 없어지고 PC속도가 느려지며 회사의 업무 전체가 마비된다.

비업무사이트 차단은 <52시간 근무제>시대의 기본인프라이다

사람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호기심도 많고 엉뚱하고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존재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올바른 업무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지식노동자들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비업무사이트들을 적절히 차단해주어야 한다. 이는 물리적으로 깨끗하고 조용한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만큼 기업에게나 직원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혁신이자 위기인 <52시간 근무제>. 기본부터 시작하자

<52시간 근무제>는 혁신이지만 위기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윤리의 정착, 생산성 향상이라는 질적인 혁신 없이 양적으로 노동시간만 줄어든다면 이는 한국경제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 <52시간 근무제>로 사회 전반의 비효율과 불합리가 사라지고 선진국 수준의 생산성과 삶의 질을 달성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본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근무중 비업무사이트 차단이 바로 그 기본이자 시작이 될 것이다.

글. 김대환 소만사 대표이사 / kdh@soman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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